
갈릴리 위대한 여정 청도(남전교회) 선교팀은 지난 7월 28일(월)~30일(수) 2박 3일간의 뜨거운 여름 선교를 펼쳤다. 갈릴리 청년부에서 파송된 10명의 선교팀원(사역자 1명, 청년 9명)은 남전교회를 찾아 방음벽 도색, 어르신 교제, 벽화 작업 등 다양한 사역을 진행하며 마을과 신앙의 깊은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단지 ‘무언가를 해내는 시간’이 아닌,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함께하는 진정한 ‘동역의 시간’이었다는 이 선교는, 공동체의 믿음 안에서 더 깊고 넓은 사랑으로 완성되었다.
◾무더위 속 새벽 5시, 방음벽 도색
첫째 날 저녁, 선교팀은 교회 앞 도로 소음을 막아주는 방음벽 앞에 섰다. 오래전 칠한 페인트는 부식되고 벗겨져 있었다. 팀원들은 헤라를 들고 하나하나 벗겨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튿날 새벽 5시, 여명이 밝기 전부터 다시 작업에 들어갔다. 하얀 페인트로 방음벽과 주택 외벽을 하나하나 덧칠해 가며 오전 내내 구슬땀을 흘렸다. 정오가 되자 햇살은 강해졌고, 체력도 바닥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 시간을 버티게 만든 건 작업 후 환히 웃으며 고개를 숙인 마을 어르신들과 “수고했어요”라는 목사님의 한 마디였다.
한 어르신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직접 치킨을 선물해 주었다. 무더위보다 따뜻했던 그 손길은, 선교팀 모두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위로였다.
◾그림으로 이어진 하루, 어르신과의 '힐링 캠프'
이튿날 오후에는 어르신 8분을 초청해 교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윷놀이로 어색함을 푼 후, 청년과 어르신이 1:1로 짝을 이뤄 함께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은 평생 처음 그려본다”라고 말하던 80~90대 어르신들은 청년들의 손을 빌려 서툰 붓질을 시작했고, 곧 그 안에서 오래 묻어뒀던 삶의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특히 96세 권사님의 담담한 고백은 청년들의 마음을 깊이 울렸다. 자녀와 손주를 키우고, 수많은 이웃을 떠나보낸 세월의 무게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교회를 지켜온 그 분의 얼굴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해주었다. 그날, 청년들은 일일 손주가 되어 어르신들과 그림을 그리고, 차를 나누고, 이야기로 웃음을 지었다. 함께 앉은 벤치 위엔 땀이 아닌 정이 스며들었다.
◾"내가 아닌 우리"… 다시 시작된 벽화, 그리고 ‘사랑합니다’
벽화 사역을 맡은 이웅수 형제(갈릴리 32대)는 특별한 부담을 안고 이번 선교에 참여했다. 처음 맡은 벽화 도안이 현지 여건과 맞지 않아, 현장에서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이미 수일간 정성을 들여 준비한 시안을 스스로 버려야 한다는 현실에, 그는 “너무도 막막했다”라며 솔직한 감정을 꺼내놓았다. 벽 앞에 멍하니 서 있는 자신이 처참하게 느껴졌고, 실수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에 짓눌렸다.
그러나 그 순간, 그는 혼자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 계획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후부터는 팀원들과 함께 그리는 그림이 되었다. 선교 경험이 있는 형제의 조언, 팀장님의 의견, 팀원들의 색감까지 하나하나 모여 벽화가 완성되어 갔다.
그리고 마지막 문구.
처음에는 성경 구절을 적으려 했지만, 그림 그리기 시간 중 한 어르신의 사연을 듣고 마음을 바꾸었다. 60년을 함께한 남편과 사별한 87세의 권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는 이렇게 결심했다. “믿는 이에게도, 믿지 않는 이에게도 닿을 수 있는 말이어야 한다. 그래서 ‘사랑합니다’로 적었습니다.”
벽화 위에 꾹꾹 눌러쓴 그 글자는,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마을을 향한 믿음의 편지였다.
◾‘간사’라는 타이틀을 잠시 내려놓고, 함께라는 감정을 채운다.
이번 선교를 인솔한 신소명 간사는 이번 일정이 이전과는 다른 감정을 남겼다고 밝혔다. “간사라는 타이틀보다, 한 명의 팀원으로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가장 소중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고, 책임과 무게보다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웃고 땀 흘리는 기쁨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그는 “어깨의 짐을 잠시 내려놓고 나니, 처음으로 선교를 ‘즐긴다’라는 감정을 알게 됐다”라며, “누군가는 땀을 닦아주고, 누군가는 붓을 들었고, 매 순간 옆에 있는 누군가가 저를 움직이게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선교를 통해 ‘시골 교회’라는 공간을 몸소 경험한 것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밝혔다. 그는 “남전교회는 대부분 연로한 어르신 성도로 구성되어 있고, 교회를 다닌다는 사실만으로도 눈치를 봐야 할 만큼 지역 분위기가 조심스러운 곳이었다”라며, 그런 가운데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목사님 부부와 권사님, 성도들의 존재가 많은 질문을 던져주었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졌다고 한다.
“내가 저 자리에 있다면, 저렇게 버틸 수 있을까?”
“사람이 적고, 외부의 시선이 불편한 환경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선명하지 않았지만, 그는 그곳에서 조용히 믿음을 지켜내고 있는 이들의 존재 자체가 큰 위로와 도전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신 간사는 “이번 선교는 ‘간사로서’의 책임보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재했던 경험이었고, 그 안에서 진심으로 기뻤다”라며, 누구보다 수고한 팀장과 묵묵히 자기 역할을 감당한 팀원들, 그리고 함께하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모든 발걸음의 그림자처럼, 함께한 팀장
팀원들은 한결같이 팀장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이웅수 형제는 “우리가 지치지 않도록, 힘든 티 하나 내지 않고 모든 일정을 이끌어 준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며, “모든 발걸음 뒤에는 팀장이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벌레를 잡고, 물티슈를 챙기고, 새벽에 가장 먼저 일어나 일정을 준비했던 조용한 헌신은, 누구보다 빛나는 리더십으로 남았다.
◾무더웠던 여름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여름, 그들이 남긴 건 눈에 보이는 벽화나 새 페인트만이 아니었다.
그림보다 진한 색으로 서로의 마음을 물들였고, 땀보다 더 깊은 대화로 서로의 삶을 어루만졌다.
“선교가 특별했던 건, 우리가 무언가를 해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청도의 하얀 벽에 새겨진 ‘사랑합니다’라는 말처럼, 이번 선교의 기억도 오래도록 누군가의 마음을 환히 비춰줄 것이다.
<안동철 목사님 부부와 남전 교회를 위한 기도 제목>
1.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사역하시는 목사님 부부를 위해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이 대다수인 남전교회에서, 새로운 사람들의 유입이 드문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사역을 이어가고 계시는 목사님 부부를 위해 기도합니다. 세상이 주목하지 않는 이 작은 시골 교회에서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며 충성스럽게 사역하시는 두 분의 건강을 지켜주시고, 전도의 열매 또한 허락해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지역 분위기 속에서도 복음이 뿌리내리도록
남전교회 주변에는 지역 주민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주변의 눈치를 보게 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시선을 넘어, 나를 사랑하시고 능력 있으신 주님을 담대히 만날 수 있도록, 이 땅에 복음의 능력이 드러나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하는 역사가 펼쳐지길 함께 기도해 주세요.
3. 말씀과 기도로 주님의 기쁨 안에 거하는 공동체가 되도록
남전교회의 모든 성도가 날마다 말씀과 기도로 주님의 백성 된 기쁨 가운데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경건의 삶이 회복되고, 말씀을 삶의 중심에 두며, 서로를 사랑하고 위해서 기도하는 따뜻하고 건강한 공동체가 되어가길 소망합니다.
문서사역부 김겸비·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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