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도 정상교회 선교의 첫걸음은 산길을 따라 굽이굽이 이어진 길에서 시작됐다.
길가에 자리한 작은 농촌 저수지가 유난히 인상 깊었다. 좁은 산골짜기를 막아 만든 저수지는 산골의 논과 밭, 농작물을 묵묵히 책임지고 있었다. 문득 우리의 달란트와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도 저 저수지의 물처럼 차곡차곡 모여 꼭 필요한 곳에 흘러가 쓰임받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주님의 부르심 앞에서 '아니오'가 아닌 '예'라고 순종하는 삶을 다시 한번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선교에서는 젊은 여집사님들이 먼저 주방봉사를 자원했다. 덕분에 중년의 권사님들은 감사한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찾아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어르신들은 마음을 활짝 열어 주셨고, 자녀에게 하소연하듯 살아오신 지난날의 고단한 이야기와 자식 자랑을 들려주셨다.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어떤 할아버지는 "가뭄이 심한데 비가 와야 할 텐데…"라며 농사를 걱정하셨다. 우리는 "교회에 함께 오셔서 하나님께 비를 내려 달라고 같이 기도해 봅시다."라고 권면하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했다.
아이들의 섬김은 더욱 큰 감동을 주었다. 작은 고사리손으로 동전파스를 붙여 드리고 손가락 마사지를 해 드리며 얼굴 팩까지 직접 해 드리는 모습에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연신 미소가 번졌다. 이어진 찬양 율동 시간에는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교회 안을 가득 채웠다.
특히 한 할아버지는 여섯 살 하은이를 바라보며 "저 귀여운 아이를 내가 다시 볼 수 있을까…"라고 말씀하시며 한참 동안 사랑스러운 눈길을 떼지 못하셨다. 그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뭉클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정상마을 최고령이신 96세와 92세 두 할머니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96세 할머니께서는 "수술을 여섯 번이나 받았는데도 이렇게 살아 있고, 지금은 아픈 데도 없다."며 환하게 웃으셨다. 그리고는 "돈 많이 벌어 부자 되세요."라는 따뜻한 덕담까지 건네 주셨다. 그 한마디에는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삶의 깊이와 사랑이 담겨 있었다.
행복축제 당일은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차량으로 어르신들을 한 분 한 분 모셔 오는데 차 문이 열리는 순간, 마치 천국에 오시는 부모님을 맞이하는 듯한 모습에 울컥 눈물이 쏟아졌다. 잠시 종탑 뒤로 돌아가 눈물을 훔치고 마음을 가다듬은 뒤 다시 환한 미소로 어르신들을 맞이했다.
예배는 오전 11시에 시작이었지만, 일부 할머니들은 10시도 되기 전에 교회에 도착하셨다. 선교팀장은 먼저 오신 어르신들과 아들처럼, 손자처럼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을 선사했다. 여러 차례 경로당을 방문하며 얼굴을 익혔던 할머니들과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전혀 어색함이 없었고, 그 따뜻한 관계가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초청잔치에서는 목사님의 말씀과 두 집사님의 흥겨운 트로트 공연이 단연 하이라이트였다.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경품 추첨 시간까지 교회 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정성껏 준비한 식사도 큰 기쁨이 되었다. 어르신들은 "너무 잘 먹었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여러 번 전하며 고마움을 표현하셨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한 손길도 있었다. 뙤약볕 아래에서 철대문을 새로 칠하고 도배까지 맡아 수고한 남자 집사님들과 김 권사님의 헌신은 결코 빼놓을 수 없다. 당시 체감온도는 38~39도를 넘나드는 폭염이었다.
철대문을 칠하던 집사님의 "그냥 좀비처럼 아무 생각 없이 칠했습니다."라는 농담에 선교팀 모두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지만, 그 말 속에는 얼마나 힘든 작업이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모든 일정을 마친 뒤 가진 뒤풀이 시간에는 선교단원들이 차례로 자신을 소개하고 이번 선교를 통해 받은 은혜를 나누었다. 감사와 감동, 그리고 눈물이 함께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기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이번 행복축제는 산골 마을에서 묵묵히 목회를 감당하고 계시는 김세련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정상교회 성도님들께 참석하신 어르신들을 잘 부탁드리며 마무리되었다.
돌아오는 차 안은 모두 피곤했지만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도 따뜻했다. 주님의 부르심에 작은 한 걸음을 내디뎠을 뿐인데, 하나님께서는 그 걸음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큰 은혜와 감동을 선물해 주셨다.
청도 정상교회에서의 선교는 누군가를 섬기러 갔다가 오히려 더 큰 사랑과 은혜를 받고 돌아온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또 다른 부르심 앞에서 언제나 기쁨으로 "예"라고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문서사역부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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